1. Introduction: Context Matters (맥락이 설득을 결정한다)
우리는 흔히 뛰어난 연설가가 청중을 움직인다고 생각합니다. 그러나 스웨덴의 정치학자 보 로트스타인(Bo Rothstein)은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합니다. "부패한 정부의 관료가 아무리 논리적이고 감동적인 연설을 한들, 시민들이 그 말을 믿을까?"
로트스타인은 '정부의 질(Quality of Government, QoG)'이 설득의 전제 조건이라고 주장합니다. 정치적 발언은 진공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, 제도적 신뢰라는 토양 위에서만 효력을 발휘합니다. 신뢰가 높은 사회(High-Trust Society)에서는 시민들이 정부의 정책 설득에 귀를 기울이지만, 신뢰가 낮은 사회에서는 모든 말을 기만으로 간주합니다.
2. Key Concepts (공정성과 사회적 덫)
제도적 신뢰 이론은 설득이 작동하기 위한 구조적 조건을 설명합니다.
- 공정성 (Impartiality): 로트스타인이 정의하는 '정부의 질'의 핵심입니다. 법과 제도가 특정 집단에게 특혜를 주지 않고 공정하게 집행된다는 믿음이 있을 때, 시민들은 리더의 말을 '공익을 위한 제안'으로 받아들입니다.
- 사회적 덫 (Social Trap): 신뢰가 무너진 상태입니다. "남들도 다 속이고 사익을 추구한다"고 믿기 때문에, 나 혼자만 규칙을 지키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 됩니다. 이 상황에서는 어떤 훌륭한 수사학도 작동하지 않습니다. 오직 제도의 과감한 개혁(Big Bang)만이 신뢰를 복원할 수 있습니다.
- 신뢰의 인프라 (Infrastructure of Trust): 정치적 언어는 신뢰라는 화폐로 거래됩니다. 부패와 편파성은 이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인플레이션과 같습니다.
3. Connection to Methodology (방법론적 적용)
본 프로젝트의 CPS-15 및 DRHI 지표는 리더의 언어가 제도를 존중하는지, 아니면 파괴하는지를 평가합니다.
- 제도적 정합성 (Institutional Alignment): 리더의 연설이 기존의 헌법적 절차와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인가, 아니면 "제도가 썩었다"며 우회하려 하는가를 봅니다.
- 신뢰 구축 대 파괴: 민주적 리더는 제도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면서도 개선을 약속하여 신뢰를 쌓습니다. 반면, 포퓰리스트 리더는 제도 자체를 '엘리트의 음모'로 규정하여 불신을 조장함으로써 자신의 사적 권위를 강화합니다.
- Red Flag: 법원, 언론, 선거 관리 기관 등 중립적 기구를 지속적으로 공격하여 '심판 매수'를 시도하는 언어는 민주주의의 토대인 제도적 신뢰를 붕괴시키는 행위로 간주됩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