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. Introduction: Argumentation vs. Demonstration (논증과 증명)
현대 사회는 '과학적 사실'과 '주관적 감정'으로 이분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. 벨기에의 법철학자 샤임 페렐만(Chaim Perelman)은 그의 기념비적 저서 The New Rhetoric (1958)에서 이 이분법을 거부했습니다.
그는 증명(Demonstration)과 논증(Argumentation)을 엄격히 구분했습니다. 증명은 수학 공식처럼 청중과 상관없이 참/거짓이 결정되는 비인격적 과정입니다. 반면, 정치와 법률에서 다루는 정의, 자유, 평등과 같은 가치 문제는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습니다. 이 영역은 '청중의 동의(Adherence of Minds)'를 얻어내기 위한 합리적 설득의 과정, 즉 수사학의 영역입니다.
2. Key Concepts (보편 청중과 가치 위계)
페렐만의 이론은 어떤 논증이 '합리적'인지 판단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합니다.
- 보편 청중 (Universal Audience): 모든 합리적인 사람들의 가상의 집합체입니다. 리더가 자신의 주장이 특정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, "누구에게나 타당한가?"를 자문할 때 상정하는 청중입니다. 보편 청중을 지향하는 연설은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정당성을 갖습니다.
- 특수 청중 (Particular Audience): 구체적인 현실 속의 청중(예: 정당 당원, 특정 지역 유권자)입니다. 설득을 위해서는 이들이 공유하는 전제(Premises)에서 출발해야 하지만, 여기에만 머무르면 선동에 그칠 위험이 있습니다.
- 가치 위계 (Value Hierarchies): 정치적 갈등은 보통 '선 대 악'이 아니라 '선 대 선'의 충돌입니다(예: 자유 vs 평등). 페렐만은 리더가 어떤 가치를 더 우위에 두는지 정당화하는 방식이 설득의 핵심이라고 보았습니다.
3. Connection to Methodology (방법론적 적용)
본 프로젝트의 CPS-15는 페렐만의 이론을 통해 리더의 논리적/윤리적 합리성(Reasonableness)을 평가합니다.
- 심의적 합리성: 리더가 자신의 주장을 절대적 진리(증명)인 양 강요하는지, 아니면 반론 가능성을 인정하며 동의를 구하는(논증) 태도를 취하는지 분석합니다.
- 가치의 정당화: 상충하는 가치들 사이에서 선택을 내릴 때, 보편적 원칙(인권, 공정성)에 호소하는지, 아니면 배타적 집단 정서에 호소하는지 평가합니다.
- Red Flag: 복잡한 사회 문제를 수학적 확실성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거나, 반대 의견을 '비논리적' 혹은 '미친 것'으로 취급하는 독단(Dogmatism)은 낮은 점수를 받습니다.